장부 재고와 창고 재고가 안 맞는 이유: 작은 회사의 재고 차이
실사표에 장부 120개, 실물 97개. 작은 회사에서 재고 숫자가 해마다 안 맞는 건 말로 나간 출고, 입력을 기다리는 반품, 하루 늦게 오르는 입고처럼 기록이 물건보다 늦는 네 가지 길 때문입니다.

실사표에 적힌 '장부 120, 실물 97'
연말 재고 실사 날 오전 9시, 창고 셔터가 올라가고 두 사람이 한 조로 선반 앞에 섭니다. 한 사람은 상자를 세고, 한 사람은 출력해 온 실사표에 숫자를 적습니다. 세 번째 선반에서 펜이 멈춥니다. 장부에는 120개, 선반에는 97개. 23개가 비어 있습니다.
"지난달에도 이 품목 안 맞지 않았어요?" 누군가 말하고, 다른 누군가가 "그때는 오히려 많았어요"라고 답합니다. 오후에 실사표를 받은 경리 담당은 장부의 120을 97로 고치고 '재고 조정'이라고 한 줄 적습니다. 왜 23개가 비었는지는 어디에도 남지 않습니다. 이런 회사, 흔합니다. 그리고 내년 실사 날에도 같은 선반 앞에서 펜이 멈춥니다.
23개가 사라지는 네 갈래 길
재고가 안 맞는 이유를 도난이나 세는 실수에서 찾는 경우가 많지만, 작은 회사에서 더 자주 보이는 원인은 물건과 기록의 시차입니다. 물건은 이미 움직였는데 장부는 아직 모르는 상태가 쌓입니다.
'일단 실어, 전표는 내가 할게': 말로 나간 출고
거래처에서 급하게 전화가 옵니다. 영업 담당이 창고에 내려와 "일단 다섯 상자 실어요, 전표는 제가 올릴게요" 하고 트럭을 보냅니다. 영업 담당은 그날 외근을 세 군데 더 돌고, 전표는 사흘 뒤에 올라가거나 아예 안 올라갑니다. 주문이 팩스·카톡·전화로 동시에 들어오는 회사라면 이런 출고가 더 잦습니다(발주가 팩스·카톡·전화로 동시에 들어오는 회사).
반품 상자가 입력 대기로 쌓이는 창고 입구
돌아온 반품은 창고 입구 한쪽에 쌓입니다. 다시 팔 수 있는지 확인해야 장부에 넣을 수 있는데, 확인할 사람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실사 날 그 상자들은 세는 사람에 따라 재고 숫자에 들어가기도 하고 안 들어가기도 합니다. 같은 품목이 이번엔 많고 지난번엔 적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금요일 오후 입고분이 월요일에 장부에 오르는 시차
금요일 4시에 들어온 자재는 창고 담당이 받아 선반에 올립니다. 입고 전표는 거래명세서와 함께 경리 담당 책상에 놓이고, 입력은 월요일에 합니다. 그 사이 주말에 출고가 있으면 장부에는 없는 물건이 나간 셈이 됩니다. 같은 숫자를 거래명세서, 창고 노트, 장부에 세 번 옮겨 적는 회사라면 시차는 더 길어집니다(같은 숫자를 세 군데에 옮겨 적는 회사).
샘플·파손·견본품이 아무 데도 적히지 않을 때
거래처 미팅에 들고 간 샘플 두 개, 하역하다 깨진 한 상자, 전시회에 보낸 견본품. 팔린 것도 아니고 반품도 아니라 적을 칸이 없습니다. 한 번에 몇 개씩이지만 1년이면 실사표 한 줄을 비우기에 충분합니다.
숫자만 고치는 재고 조정이 매년 반복되는 이유
네 갈래 길의 공통점은 물건을 움직이는 사람과 기록하는 사람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창고 담당, 영업 담당은 물건을 옮기고 경리 담당은 장부를 씁니다. 그 사이를 말과 종이가 오가고, 종이는 책상 위에서 하루이틀 기다립니다. 그리고 차이가 났을 때 원인을 적는 칸이 없습니다. 실사표에는 '장부'와 '실물' 두 칸만 있고, '왜 다른가'를 적는 칸은 없습니다. 원인이 남지 않으니 다음 해에도 같은 품목, 같은 이유로 숫자가 비어 있습니다.
잃는 것: 있다고 말한 재고, 이중 발주, 결산 숫자
장부를 믿고 거래처에 "있습니다"라고 했다가 창고에 가 보니 없을 때, 회사는 납기와 신뢰를 함께 잃습니다. 반대로 장부에 없다고 생각해 다시 발주하면 같은 물건이 선반 뒤에서 나오고, 그 값만큼 돈이 묶입니다. 재고 숫자는 결산으로도 이어집니다. 단가·외상까지 사장님 기억에 있는 도매 회사라면 재고 차이와 거래처 장부 문제가 한꺼번에 옵니다(거래처 장부가 사장님 수첩에 있는 도매 회사).
품목 수와 창고 수에 따라 달라지는 차이
도매·유통 회사는 품목 수가 많아 한 품목의 몇 개 차이가 눈에 잘 띄지 않다가 실사 날 한꺼번에 나옵니다. 제조 회사는 원자재, 만들다 만 반제품, 완제품이 각각 따로 움직여 반제품 칸이 가장 자주 비어 있습니다. 직원 10명 안팎 회사는 영업 담당이 출고까지 하는 경우가 많아 말로 나간 출고가 주된 원인이 되고, 창고가 두 곳 이상인 회사는 창고 사이 이동이 어느 장부에도 오르지 않는 일이 생깁니다.
출고·반품·입고를 그날 적는 사람 한 명
물건이 움직인 날 바로 적는 사람을 한 명 정하고, 실사에서 차이가 나면 숫자를 고치기 전에 원인을 한 줄 남기는 것부터입니다. 이 두 가지가 없으면 어떤 장부를 써도 같은 차이가 반복됩니다.
법인은 신고한 평가방법에 따라 기말 재고를 평가하게 되어 있어(법인세법 시행령 제74조), 선반 앞에서 멈춘 펜의 숫자는 결국 세무서에 내는 서류까지 따라갑니다.
자주 묻는 질문
장부 재고와 실제 재고가 다른 가장 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물건이 움직인 시각과 장부에 적힌 시각이 달라서입니다. 급하게 말로 내보낸 출고, 창고 입구에 쌓여 입력을 기다리는 반품, 금요일 오후에 들어와 월요일에야 입력되는 입고, 샘플·파손처럼 적을 곳이 없는 출고가 쌓이면 실사 때 차이가 됩니다.
재고 차이가 나면 장부를 실물에 맞추면 되지 않나요?
숫자는 맞춰야 하지만, 맞추기만 하고 왜 달랐는지 적지 않으면 다음 실사에서 같은 차이가 다시 나옵니다. 어느 품목에서 어떤 종류의 움직임이 누락됐는지가 남아야 다음번에 줄일 수 있습니다.
재고 숫자가 세금과도 관계가 있나요?
법인은 재고자산 평가방법을 관할 세무서장에게 신고하고 그 방법에 따라 재고를 평가하게 되어 있습니다(법인세법 시행령 제74조). 기말 재고 숫자가 결산과 법인세 신고에 들어가므로, 실사 차이는 장부 밖의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처리는 회사의 회계·세무 담당과 확인해야 합니다.
작은 회사일수록 재고 차이가 더 크나요?
규모별 재고 차이를 비교한 공식 통계는 찾지 못했습니다. 다만 작은 회사는 영업 담당이 창고 출고까지 하거나, 경리 담당이 입력을 몰아서 하는 경우가 많아 물건과 기록 사이의 시차가 생기기 쉽습니다.
참고 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 법인세법 시행령(2026.10.1. 시행) 제74조(재고자산의 평가) (확인 2026-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