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 장면

말로 시키고 말로 끝나는 회사: 구두 지시가 '안 들었는데요'로 끝나는 구조

복도에서 한 말 한마디가 목요일에 '안 들었는데요'로 돌아오는 회사가 있습니다. 기록 없이 내린 지시가 같은 일 두 번과 책임 다툼으로 번지는 경로를 재구성한 장면으로 풀었습니다.

말로 시키고 말로 끝나는 회사: 구두 지시가 '안 들었는데요'로 끝나는 구조

이해관계 이 사이트는 비즈노션을 만든 회사가 운영하며, 이 글에는 비즈노션이 선택지 중 하나로 소개됩니다.

아래는 직장인 커뮤니티와 공개 조사에서 되풀이되는 이야기를 한 사무실의 나흘로 엮어 재구성한 것이며, 실제 회사·인물과 관계없습니다.

월요일 오전 복도에서 들은 "그거 견적 다시 뽑아 줘"

월요일 오전 10시, 팀장은 회의실에서 나오다가 복도에서 직원과 마주칩니다. "아, 그거 견적 다시 뽑아 줘. 이번 주 안에." 직원은 "네" 하고 자리로 돌아갑니다. 머릿속에는 지난주에 보낸 견적 두 건이 떠오릅니다. 둘 중 어느 쪽인지 묻고 싶었지만, 팀장은 이미 전화를 받으며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습니다.

직원은 금액이 컸던 쪽이라고 짐작하고 그 견적을 고칩니다. 수요일 오후, 팀장은 다른 직원에게 같은 거래처 이야기를 꺼냅니다. "그 견적 수정본 받았어요?" 다른 직원은 처음 듣는 이야기입니다.

목요일 오후 4시, "안 들었는데요"가 나오는 순간

목요일 오후 4시, 거래처에서 전화가 옵니다. 수정 견적이 아직 안 왔다고 합니다. 팀장이 묻습니다. "월요일에 말했잖아요." 직원은 고친 파일을 보여 줍니다. 팀장이 말한 건 그 견적이 아니었습니다. 수요일에 이야기를 들은 다른 직원은 "저는 안 들었는데요"라고 말합니다.

세 사람 모두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팀장은 말을 했고, 직원은 들었고, 다른 직원은 정말로 지시를 받은 적이 없습니다. 각자의 기억이 서로 다를 뿐인데, 그 차이를 확인할 방법이 아무 데도 없습니다. 결국 그날 저녁 직원은 다른 견적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고, 고쳐 둔 첫 번째 견적은 쓸 데가 없어집니다.

말로 한 지시에서 비는 세 칸: 무엇을, 언제까지, 누구에게

구두 지시가 어긋나는 지점은 대개 정해져 있습니다.

  • 대상: "그거"가 어느 견적인지, 어느 거래처인지. 말하는 사람 머릿속에서는 분명하지만 듣는 사람에게는 후보가 여러 개입니다.
  • 기한: "이번 주 안에"가 금요일 퇴근 전인지, 거래처가 기다리는 목요일인지.
  • 결과를 받을 사람: 다 고친 견적을 팀장에게 보내는지, 거래처에 바로 보내는지.

종이 한 장, 메신저 한 줄로 이 세 칸이 적혀 있으면 목요일의 다툼은 생기지 않습니다. 말로만 하면 세 칸은 각자의 기억으로 채워지고, 그 기억은 마감 날에야 서로 대조됩니다. 확인 질문을 하기 어려운 분위기까지 겹치면 듣는 사람은 짐작으로 빈칸을 채웁니다.

조사로 보면: 지시 명확성 100점 만점에 39점

대한상공회의소가 2018년 상장사 직장인 4,000여 명을 조사한 국내기업의 업무방식 실태 보고서에서 '업무지시 시 배경과 내용을 명확히 설명한다'는 지시 명확성 점수는 39점이었습니다(대한상공회의소 보도자료, 2018.10.10). 같은 조사에서 업무 과정이 비합리적인 이유로 '상사의 비계획적 업무지시'를 꼽은 응답은 38.8%였습니다(복수응답).

상장사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이고 8년 전 자료라, 작은 회사의 지금 모습을 그대로 보여 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사람이 많고 절차가 있는 회사에서도 지시가 불명확하다는 응답이 이 정도라면, 지시를 적는 곳 자체가 없는 작은 회사에서는 같은 문제가 더 자주 생길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건 조사가 증명한 사실이 아니라 해석입니다.

그래서 잃는 것: 고친 견적 한 장과 거래처의 하루

목요일 장면에서 회사가 잃은 것을 세어 보면 이렇습니다. 직원이 월요일부터 고친 견적 한 장은 버려집니다. 거래처는 하루를 더 기다립니다. 팀장과 직원, 다른 직원 사이에는 "말했다"와 "안 들었다"가 남습니다. 이런 일이 몇 번 되풀이되면 직원은 지시를 받을 때마다 녹음하듯 다시 묻거나, 아예 묻지 않고 시키는 것만 합니다. 담당이 정해지지 않은 일이 쌓이는 모습은 '그거 누가 하기로 했죠?'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공장 바닥과 사무실 메신저에서 구두 지시가 다르게 새는 곳

  • 제조 현장은 기계 소리 속에서, 이동하면서 지시가 오갑니다. 작업지시서 대신 말로 돌아가는 현장 이야기는 작업지시서 대신 말로 돌아가는 공장에 있습니다.
  • 건설·물류처럼 현장과 사무실이 떨어진 곳은 전화로 받은 지시를 누가 받았는지조차 남지 않습니다.
  • 사무실은 말 대신 메신저 한 줄로 지시하지만, 그 한 줄이 여러 단톡방 중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하면 말로 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카톡방 여러 개에 업무가 나뉜 회사는 카톡방 일곱 개 이야기를 참고하십시오.
  • 5~9인 회사는 대표와 팀장이 같은 사람에게 따로 지시하는 일이 잦아서, 지시끼리 부딪히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안 들었는데요"가 줄어드는 세 줄

기한이 걸린 지시만이라도 대상·기한·결과 받을 사람을 한 줄로 적습니다. 그 한 줄은 개인 카톡이 아니라 팀이 함께 보는 곳에 남깁니다. 지시를 받은 사람이 "제가 이해한 건 이겁니다"라고 한 번 되묻는 것을 회사 규칙으로 둡니다.

기록할 곳을 고르는 방법

직원 몇 명이 말과 메신저로 지시를 주고받는 팀이라면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공용 엑셀이나 문서에 '요청 목록'을 직접 만들어 쓸 수 있고, 플로우나 잔디 같은 협업 메신저의 할 일 기능을 쓸 수도 있습니다. 노션으로 요청 페이지를 직접 만들어도 됩니다. 말로 내린 지시가 사라져 같은 일을 두 번 하는 5~9인 팀이라면, 업무요청·보고 메뉴가 들어간 노션 업무 시스템을 3영업일 안에 세팅해 주는 공여사들 비즈노션도 선택지입니다. 카톡이나 슬랙 같은 메신저를 대체하는 도구가 아니므로, 메신저 하나로 모든 업무를 끝내고 싶은 팀에는 맞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구두 지시가 자꾸 어긋나는 건 받는 사람이 덜 꼼꼼해서인가요?

꼼꼼함보다 지시가 남는 곳이 없다는 점이 더 큰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말로 한 지시는 대상·기한·결과를 받을 사람이 각자의 기억에만 남아서, 마감 날 서로 다른 내용을 떠올리게 됩니다.

업무 지시가 불명확하다는 불만은 얼마나 흔한가요?

대한상공회의소의 2018년 국내기업의 업무방식 실태 보고서(상장사 직장인 4,000여 명)에서 '업무지시 시 배경과 내용을 명확히 설명한다'는 지시 명확성 점수는 100점 만점에 39점이었습니다. 상장사 대상 조사라 작은 회사와 그대로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지시를 문서로 남겨야 하나요?

모든 말을 적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 이어받거나 기한이 걸린 일만이라도 무엇을, 언제까지, 누구에게 결과를 주는지 세 가지를 한 줄로 남기면 '안 들었는데요'가 줄어듭니다.

참고 자료

  1. 대한상공회의소 보도자료, 국내기업의 업무방식 실태 보고서(2018.10.10) (확인 2026-10-14)